분자생물학이란
인류의 역사에 비해 현대 생물학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특히나 분자생물학 분야는 본격적으로 개념이 정립되어 연구가 시작된 지 100년이 채 안됩니다. 그만큼 아직은 알아가야 하는 부분이 더 많은 학문 분야이고 언젠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몇몇 분자생물학적 개념들이 진실이 아니라고 밝혀질 수도 있는 분야입니다.
사람마다 어느 정도 범위를 기준으로 삼는지에 따라 분자생물학의 정의는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분자생물학이란 분자 수준에서 생명 현상에 대한 규명을 하는 학문입니다. 쉽게 말해 우리에게 일어나는 생명 현상들의 원인이 DNA, RNA, 단백질 등의 수준에서 일어나는 어떤 작용들 때문인지 세부적으로 파고드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다른 정의를 내려보자면 분자생물학은 애매한 학문입니다. 예를 들어 체내에 어느 X라는 단백질이 있다고 할 때, 이 X단백질은 여러 상황에 따라 작용하는 역할이 다르고 심지어 상황에 따라 정반대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 더 연구가 진행되다 보면 X단백질과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단백질이 발견되어 알려져 있지 않던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분자생물학에서는 ‘X단백질 = 어떤 역할’ 이라고 쉽게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분자생물학이라는 애매한 학문을 계속해서 공부하고자 한다면 최신 연구 동향을 꾸준하게 살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최신 연구동향들도 특정 연구그룹의 새로운 발견에서 비롯되는 만큼 언제든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있어야 합니다. 여러 연구 의견을 종합하여 이해하려면 오래전 집필된 교과서나 전공서적 만으로는 부족하고 최신 연구에 대한 논문들을 읽어야 합니다. 그런데 막상 전문 용어가 나오고, 실험 기법들에 대한 해석이 어려우면 논문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하기 어렵습니다.
아마 분자생물학 관련된 어떠한 궁금증이나 전문 지식이 필요하여 여기로 유입된 분들이 계실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유입된 많은 분들이 검색해 본 개념에 대해 아직은 좀 더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검색을 해 보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제부터 여기에서 소개하는 분자생물학적 기본 개념들과 연구 동향들, 그리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어떻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잘 파악하고 이해하시면 앞으로의 연구에 보다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아직 학부생이거나 생물학 관련 분야로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 또는 해당 분야의 신입사원 등 논문을 읽고 해석하기에 아직은 어려움이 많은 분들을 위해 보다 쉽고 상세한 설명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알아볼 내용들
- DNA에 대한 이해
- RNA에 대한 이해
- 단백질에 대한 이해
다음 포스팅부터 분자생물학의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 설명을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DNA, RNA, 단백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합니다. 결국 우리가 연구하는 것이 DNA, RNA, 단백질의 큰 범주에서 설명이 되기 때문입니다. DNA는 워낙 많은 곳에서 사용되는 용어이고 본래의 과학적 의미를 담은 '유전자'의 개념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많이 활용되어 익숙한 용어일 것입니다(ex - 자동차 분야에서도 OO의 DNA를 물려받은 새로운 모델 출시 등). RNA는 비전공자들에게는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을 텐데, 코로나 시대를 지나오면서 mRNA 백신, RNA 바이러스 등을 통해 이제는 이전에 비해 많이 익숙해진 용어가 되었습니다. 단백질은 워낙 식품 관련해서도 많이 사용되는 용어이면서 널리 사용되는 용어이다 보니 이 또한 용어 자체에 대한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다음 포스팅에서 부터 살펴보는 것은 DNA, RNA, 단백질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기본적인 이 세가지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으면 이후 알아보는 생물학적인 이야기들을 보다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자생물학 기본 원리
또한 다음 글부터 이해할 때에 추가적으로 알고 계시면 좋은 개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분자생물학적 실험 기법들이 어떠한 원리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DNA, RNA, 단백질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이 체내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무슨작용을 하는지 눈으로 직접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분자생물학의 모든 실험들은 이것을 어떻게 '가시화' 할 것인가를 기본적으로 고민해서 만들어진 기법들입니다. 간단하게는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 부터가 육안으로 확인이 되지 않는 것들을 보다 고배율로 만들어 확인하는 등 간단한 원리들 조차도 모두 '가시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 개념을 항상 생각하고 계시면 앞으로 분자생물학적 연구 기법들을 이해하는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처음 새로운 지식을 접할 때 '왜 이 시약을 사용할까?' 내지는 '왜 이 방법을 썼지?'를 생각해 보면 모두 가시화에 그 힌트가 있습니다. 나라면 어떻게 가시화 했을까를 생각해서 이해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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